식탁 의자 대신 방석 7일 체험 시작이유, 실행과정, 변화와결과, 느낀점 작은 불편함이 만들어준 집중의 시간에 대해서 공유합니다.
하루 대부분을 식탁에서 보냈습니다. 아침엔 가족과 식사를 하고, 낮엔 잠시 일을 하거나 메모를 정리하며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허리와 어깨가 묵직하게 뭉쳐 있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반복될수록 몸이 점점 무겁게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문득 의자에서 일어나 바닥에 내려앉아보니, 그제야 허리가 편하게 풀렸습니다. 그 순간 생각했습니다. 너무 편한 자세 속에서 오히려 내 몸이 긴장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식탁 의자 대신 방석 하나로, 일주일 동안 생활해보기로 한 겁니다.
시작이유
재택근무가 늘면서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의자 위에서 보냈습니다. 앉을 땐 편했지만, 일어나면 허리가 당기고 다리가 저려왔습니다. 식탁 의자가 주는 편안함이 오히려 몸의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죠. 그때 아내가 말했습니다. 요즘 앉아 있을 때 자세가 더 굽은 것 같아요. 그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거울 앞에 서보니 어깨가 안으로 말려 있고, 허리가 휘어져 있었습니다. 내 몸이 생각보다 더 피로했구나 싶었습니다.
예전에 일본 출장 중 보았던 전통 다다미 문화가 떠올랐습니다. 낮은 식탁 앞에서 바르게 앉은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그때는 단지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일본 보건복지성은 2022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좌식 자세가 척추와 하체 근육의 안정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 내용을 보고 이번 실험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내 몸이 기억하는 불편함을 조금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식탁 의자를 치워두었습니다.
처음 방석을 꺼내들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있었습니다. 큰딸은 우리도 이렇게 밥 먹어요라며 웃었고, 둘째아들은 캠핑하는 것 같아요라며 신이 났습니다. 막내딸은 제 무릎에 올라앉아 아빠랑 바닥에서 먹으니까 더 좋아요라며 웃었죠. 그렇게 작은 변화가 가족의 일상 속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시작되었습니다.
실행과정
첫날 저녁, 방석 위에 앉자마자 허리가 곧게 펴졌습니다. 그런데 그 자세가 낯설 만큼 어색했습니다. 평소 의자에 기대앉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중심을 잡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호흡이 편안해지고, 몸이 바닥에 안정적으로 닿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는 듯한 안정감이 생겼습니다.
이틀째에는 다리가 조금 저렸지만, 자세가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식탁 위 음식을 먹을 때 시선이 낮아지니 오히려 집중이 잘 됐습니다. 아내는 이렇게 먹으니까 대화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처럼 식사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음식에 더 집중했고, 스마트폰을 찾는 일도 줄었습니다. 단순히 앉는 자세가 바뀌었을 뿐인데, 가족의 식탁이 조용하면서도 따뜻해졌습니다.
3일째부터는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허리의 긴장이 줄었고, 다리 붓기가 덜했습니다. 몸의 중심이 안정되면서 자연스레 자세가 바르게 잡혔습니다. 큰딸은 공부할 때도 방석에 앉아보겠다며 따라 했고, 둘째아들은 방석 위에서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이 작은 시도가 가족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5일째 되던 날, 회사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몸이 유난히 가벼웠습니다. 예전처럼 피곤해서 의자에 주저앉는 대신, 방석 위에 앉아 차를 마셨습니다. 아내가 이제는 그게 더 편한가 봐요라며 웃었습니다. 몸의 중심이 아래로 내려오니 마음도 차분해졌습니다. 집중해야 할 일들이 더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좌식 자세는 허리뼈의 압박을 분산시켜 척추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실제로 일주일간의 경험에서 그 차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변화와 결과
일주일이 지나자 몸과 마음이 함께 달라졌습니다. 허리 통증이 줄었고, 어깨의 긴장도 자연스럽게 풀렸습니다. 하루의 피로가 누적되지 않고 흘러가듯 사라졌습니다.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도 집중력이 높아졌고, 대화의 흐름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보던 습관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손이 바닥에 닿으니 스마트폰보다는 식탁 위의 음식과 가족의 얼굴이 더 가까워졌습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바닥에 오래 앉으면 관절이 망가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문제는 바닥이 아니라 자세였습니다.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생기는 통증을, 바닥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바닥에 앉으면 몸이 자주 움직이게 되어 근육이 더 부드럽게 풀렸습니다. 바닥이 단단한 만큼 몸이 스스로 균형을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방석 생활에 익숙해지니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몸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중심이 자연스럽게 잡히고, 피로감이 덜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생각도 명료해졌습니다. 몸이 바르면 마음도 정돈된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단순히 자세를 바꾼 것이 아니라, 생활의 흐름 자체가 느긋해진 기분이었습니다. 식탁이 다시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변했고, 그 안에서 대화와 여유가 자라났습니다.
느낀 점
아이들도 이런 변화를 함께 느꼈습니다. 큰딸은 여전히 공부할 때 방석에 앉고, 둘째아들은 바닥에서 책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막내딸은 제 옆에서 방석을 붙잡고 웃습니다. 가족이 함께 한 이 작은 시도 덕분에 집안의 공기가 조금 더 부드러워졌습니다. 편안함은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고, 불편함이 꼭 나쁜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한 걸음 벗어나면, 그 안에 새로운 집중과 여유가 숨어 있었습니다.
식탁 의자 대신 방석을 사용한 7일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었습니다. 몸의 중심이 낮아지자 마음의 중심도 자연스레 내려왔습니다. 처음엔 다소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집중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몸을 의식하고, 호흡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작은 변화가 하루의 리듬을 바꿔놓았습니다. 의자 위에서 느끼지 못했던 안정감이 바닥에서는 자연스럽게 전해졌습니다.
당신의 하루에도 너무 익숙한 편안함이 자리하고 있지 않나요? 때로는 의자를 내려놓고 바닥에 앉아보세요. 그 안에서 스스로의 호흡과 생각을 다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