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작물 키우기 3개월 경험기를 공유합니다. 막내딸과 함께 난생 처음으로 상추·고추·깻잎을 키우며 느낀 감정과 수확의 기쁨, 그리고 초보도 성공할 수 있는 소소한 관리 팁을 담았습니다.
시작의 계기
올해 봄, 막내딸아이가 갑자기 아빠, 우리 집에서도 상추 같은 거 키워보자! 하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식물이라고는 다육이밖에 키워본 적이 없는 초보자였습니다. 베란다 한쪽벽에 다육이 화분들을 옹기종기 모아두고 키우고 있었는데, 다육이는 물을 자주 주면 오히려 뿌리가 썩기 때문에 늘 물을 아껴야 하는 까다로운 식물이라 물 좋아하는 상추랑 같이 두기에는 좀 부담 스러웠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걱정이 많았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베란다에서는 채소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농촌진흥청 자료를 확인해 보니, 햇빛과 통풍만 관리해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잘못된 속설을 제대로 확인하고 나니 오히려 호기심과 자신감이 생겨, 본격적으로 도전을 시작할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작물을 키우기로 하면서 베란다 공간을 고민끝에 두 구역으로 나눴습니다. 다육이들은 햇볕이 잘 드는 한쪽에 그대로 두고, 반대쪽은 상추·고추·깻잎을 위한 작은 텃밭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육이와 작물은 물 관리 방식이 전혀 달라 같은 공간에 두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구역을 둘로 나눠주니 물 주기에도 혼동이 없고, 아이와 함께 관리하기도 한결 수월했습니다.
3개월 동안의 성장과 배움
처음 2주동안은 싹이 나오는 걸 기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딸아이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졸린 눈을 비비며 베란다로 달려가 오늘은 잎이 더 커졌어!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저도 그 사랑스런 웃음을 보며 이래서 다들 식물을 키우는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초반에는 딸아이가 심심할 때마다 물을 주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서 식물이 죽을 수도 있다고 설명해줬고, 그 후로는 아이가 스스로 조절하며 조금씩 필요한 만큼만 물을 주는 습관을 들이더군요. 식물 덕분에 아이도 책임감을 배우고, 식물들도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흔히 식물은 매일 물을 줘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는 흙이 마를 때 물을 주는 게 원칙입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서도 과습이 뿌리 썩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던 내용과 연구 결과가 일치하니 더욱 확신이 생겼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상추는 어느 정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기 시작했고, 깻잎 또한 특유의 향도 뚜렷해졌습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 자료에 따르면 상추는 파종 후 약 30~40일이면 첫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실제로도 저와 딸아이도 비슷한 시기에 첫 잎을 따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이 시점과 제 경험이 맞아떨어지니 뭔가 모를 뿌듯함 더 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인터넷에서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아 작물이 병에 걸리기 쉽다는 글들을 많이 봤는데, 실제로도 잎이 조금씩 처지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저는 베란다에 선풍기를 틀어 공기를 순환시켰고, 그 결과 처진 잎이 다시 힘을 되찾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민간요법이 아니라 한국원예학회지 연구에서도 강조하는 관리법이었습니다.
겨울철은 아직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베란다에서 다육이를 키우며 배운 노하우가 있어 대비책은 마련해 두었습니다. 다육이는 추위에 약해 베란다에서 얼어붙기 쉬워, 저는 늘 창문에 뽁뽁이나 신문지를 붙여 보온을 해주곤 했습니다. 이 경험을 떠올려 보면, 앞으로 겨울에 채소를 키우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조금만 더 보완 해준다면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수확의 기쁨
드디어 3개월이 지나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딸아이와 함께 가위로 상추를 하나씩 자르는데, 그 작은 잎에서도 싱그러움이 전해졌습니다. 아이는 이거 우리가 키운 거 맞아? 하면서 마냥 신기해했고, 저는 그 해맑은 웃음을 보며 마음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날 저녁에 고기를 굽고 베란다에서 딴 상추와 깻잎을 곁들여 식탁에 올리니, 평범한 밥상이 한순간에 뭔가 모르게 특별해졌습니다. 딸아이가 이건 내가 키운 거야! 하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에서 단순히 채소 몇 장을 얻은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간 작은 성취라는 걸 느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베란다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는 말을 걱정했지만, 직접 키워본 결과 그 말이 얼마나 틀렸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 3~4시간 햇빛과 적당한 환기만 있어도 충분히 싱싱하게 자라났고, 수확의 순간은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을 보상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작물은 봄·여름에만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농촌진흥청 원예재배 가이드에 따르면 겨울에도 보온만 잘하면 충분히 재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론
베란다에서 작물을 키운 3개월은 단순히 채소를 얻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딸아이는 매일 아침 식물을 확인하며 잘 관리해야 하는 책임감을 배웠고, 저 역시 흙 냄새와 잎사귀의 변화를 보며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특히 우리 가족은 평소 고기를 즐겨 먹는데, 베란다에 상추와 깻잎이 항상 자라 있으니 언제든 따서 먹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너무나도 편리했습니다. 마트에 들르지 않아도 집에서 바로 신선한 채소를 곁들일 수 있으니, 식탁이 훨씬 풍성해지고 만족감도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집에서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라 그런지 더 믿음이 가고, 안심하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느낀 건, 베란다라고 해서 채소를 못 키운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연구 자료와 실제 경험 모두가 증명하듯, 적절한 물 관리·환기·보온만 지켜주면 누구든 집에서 싱싱한 채소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작은 베란다라도 정성을 담으면 충분히 풍성한 텃밭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혹시 가족과 함께할 새로운 취미를 찾고 계신다면, 베란다 텃밭 도전을 강력히 추천합니다.